후지모리 전 대통령, 민간인 학살‧인권유린 등 혐의로 25년 형 선고
(서울=포커스뉴스) 10일(현지시간) 페루 대선 출구조사에서 민중권력당 게이코 후지모리 대선후보가 40%에 가까운 득표율을 얻으며 1위를 기록했다.
신화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페루(IPSOS-Peru) 출구조사 결과 우파 성향 민중권력당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는 39.1%, 중도 성향 변화를 위한 페루인당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후보는 21.9%, 좌파 성향 광역선전당 베로니카 멘도사 후보는 18.6%를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후지모리 후보는 압도적인 득표율에도 과반수를 넘지 못해 오는 6월5일 차순위 후보자와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될 예정이다. 그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의 딸로서 그녀의 아버지를 추종하는 페루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번 선거에서 '범죄 척결'을 최우선 순위로 내세우고 있다.
1990년 당선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최초의 일본계 이민자 출신 대통령으로 인플레이션 억제, 재정적자 해소 등 정책으로 페루 물가를 안정시키고 경제 재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택동주의 좌익 반정부 조직인 '빛나는 길'을 진압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지만, 진압 과정에서 민간인을 대량 학살한 '콜리나 부대'를 창설하고 반대파를 납치하는 등 살인과 인권유린을 자행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반군은 약 6만9000명이 희생된 10년에 걸친 분쟁 끝에 1990년대 해체됐다.
또한 그는 5년 임기 후 재선한 뒤에도 3선을 위해 헌법 해석법을 국회에서 가결시켜 2000년 3선에 성공하며 독재를 이어가려 했지만, 야당 의원을 자금으로 매수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폭로되면서 페루 곳곳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나 10년 만에 사퇴하게 된다.
이후 일본으로 도주해 칠레로 우회입국하는 등 정계복귀를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2010년 페루 대법원이 인권탄압과 부패 등 혐의로 그에게 징역 25년형을 확정 선고해 현재 복역 중이다.
이번 페루 대선에 앞서 좌익 반군으로 추측되는 세력이 대선 전날인 9일 코카 재배 지역으로 선거 물품들을 옮기는 군인들을 공격해 최소 7명이 숨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페루 정부는 빛나는 길이 마약 갱단과 힘을 합쳐 코카잎 재배 지역의 밀림지대를 지배하며 세력을 유지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수백명이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대통령과 부통령 그리고 130명의 의원이 선출되며 이들은 오는 7월28일부터 5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페루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과 그의 장녀 게이코 후지모리 현 대통령 선거 후보가 2000년 9월19일 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페루 대선 출구조사에서 독재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인 민중권력당 게이코 후지모리 대선후보가 40%에 가까운 득표율을 얻으며 1위를 기록했다.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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