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경찰에 살해된 지익주 씨 사건도 해결의지…고인 아내도 만나

이재명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3일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궁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6.3.3
[세계타임즈 = 이채봉 기자]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최근 대한민국의 부동산 값이 꺾이듯, 한국인을 상대로 한 스캠범죄 피해도 꺾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필리핀 동포간담회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제가 대한민국 사람을 건드리면 패가망신을 할 것이라고 공언했는데, 앞으로도 (범죄조직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해외 동포 여러분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치안 문제일 것"이라며 "(초국가범죄로 인한) 한국 내 국민의 피해는 많이 줄었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의 피해는 계속 늘어나는 것 같다"며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3명을 살해하고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이면서도, 계속 텔레그램을 이용해 한국으로 마약을 수출하는 '박*열'이라는 사람이 있다. 교도소로 애인을 불러 논다고 하더라"며 전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그에 대한 범죄자 임시인도 요청을 했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 이 사람을 수사해 처벌하겠다는 것"이라며 "마르코스 대통령도 이른 시일 안에 적극적으로 검토해 시행하겠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인물은 '텔레그램 마약왕'으로 불렸던 박왕열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22년 10월 필리핀 당국에 검거돼 징역 60년형을 받고 수감 중이다.더불어 이 대통령은 2016년 필리핀 경찰에 의해 살해된 고(故) 지익주 씨 사건과 관련해서도 "빨리 범인을 잡아달라고 요청했고, 마르코스 대통령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하셨다. 대한민국도 체포에 역량을 투입할까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한인 사업가였던 고인은 당시 집에서 현직 경찰관 3명에 의해 납치·피살된 바 있으며, 주범 중 한명은 여전히 도주 중이다.고인의 부인인 최경진씨도 이날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이 대통령을 만났다.최씨는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도주한 범인에게 현상금이 걸렸음에도 아직 잡지 못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가 힘써 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변호사를 구하기 어려운데 대사관에 교민을 위해 이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한 뒤 "남편의 추모비를 세워달라고 요청도 했는데 아직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필리핀을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마닐라에서 인권변호사 시절 인연을 맺은 필리핀 노동자 아리엘 갈락 씨를 만나 자신의 자서전을 선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던 1992년, 한국의 한 공장에서 근무하다가 사고를 당하고도 보상받지 못한 채 필리핀으로 강제 출국당한 갈락 씨의 사연을 접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1년여에 걸쳐 재심 절차를 진행한 끝에 갈락 씨가 요양인정과 산업재해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2026.3.4 [공동취재 제공]
李대통령, 34년前 도왔던 필리핀 노동자 깜짝만남…자서전 선물
공장서 일하다 팔 잃고 강제 출국…李대통령 "어디서 일하든 똑같은 권리"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34년 전 인권 변호사 시절 도왔던 필리핀 노동자 출신 아리엘 갈락 씨와 4일(현지시간) '깜짝 만남'을 가졌다.청와대에 따르면 갈락 씨는 1992년 한국 공장에서 일하다가 팔이 잘리는 사고를 당했으나 보상금을 받지 못하고 강제 출국을 당했다.당시 변호사였던 이 대통령은 재심을 청구해 그가 요양 인정과 산업재해 보상금을 받을 수 있게 도왔다.갈락 씨는 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알아봐 주시고 만나 뵐 수 있어서 영광이고 감사하다"며 "비록 사고를 당했지만 한국에 대해 늘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는) 산업재해를 당한 외국인들의 강제 출국이 흔하던 시절"이라고 회고하며 "덕분에 (지금은) 후배들은 억울한 일이 없다"고 했다."한국 사람들도 외국에 노동자로 많이 나가서 일하는데 어떤 시기, 어느 곳에서 일하든 똑같은 권리와 자유를 가지고 있다"며 "억울했을 텐데 한국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어 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이 대통령은 갈락 씨에게 근황을 묻고, 동석한 딸을 보며 "잘 키우셨다"고 덕담하기도 했다.이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는 직접 수박 주스를 만들어 갈락 씨에게 권했다.갈락 씨와의 인연은 이 대통령이 펴낸 자서전에도 수록됐다. 자서전에서 이 대통령은 "갈락에게 그 돈이 사과나 위로가 될까 싶었다. 기쁘기보다 그날따라 내 굽은 팔은 더 많이 아팠고 술은 더 많이 마셨던 것 같다"고 적었다.이 대통령은 갈락 씨에게 자서전을 선물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한국과 필리핀 양국 정부는 국민 교류가 더욱 활성화하고 상대국에서 안전하게 체류할 수 있게 정책적, 제도적 뒷받침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4
李대통령 "공직자는 왕이 아닌 공복"…재외공관에 '봉사' 주문
필리핀 동포간담회…비상계엄 언급 "가녀린 응원봉으로 총칼 이겨내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우리(공직자)는 왕이 아닌, 국민에게 총력을 다하는 공복"이라며 "재외공관도 마찬가지다. 해외 동포 얘기를 한 번이라도 더 듣고 잘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수도 마닐라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동포들은 총영사관 등이 자신들을 보좌하는 게 아니고, 지배하고 통치하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과거 대한민국에서는 공직자들이 마치 벼슬을 얻은 것처럼 떵떵거리는 시대가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 국민주권 정부에서 공직자는 봉사하는 사람이며, 그 우두머리가 곧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타국에 있으면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서럽다. 국가가 재외 동포에게 너무 무심하다거나, 마치 버린 자식 취급하는 것 같다는 말씀도 하더라"고 전했다. "투표권 행사의 불편함에 대해서도 불만이 나온다"며 이런 부분에 있어 재외공관이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석열 정부 당시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이 대통령은 "재작년 12월엔 상상하기 어려운 군사쿠데타가 있었지만, 국민은 가녀린 응원봉으로 총칼을 든 권력을 이겨냈다. 자부심이 생기지 않느냐"고 말했다."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앞으로 이 길을 계속 가느냐, 아니면 고꾸라지느냐는 우리 선택에 달렸다"며 "잠깐 어려운 상황이 벌어져도 이겨내고 더 나은 세상으로, 아이도 대여섯명씩 낳고 싶은 세상으로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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