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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일자리가 가장 많은 중동부 러스크벨트 지역의 지지를 중심으로 대통령에 오른 트럼프에겐 GM의 대량 해고정책은 아주 부담스런 소식이지만 최저 실업률을 보이는 가운데 마침 중간 선거를 마치고 난 뒤라 GM과 백악관이 사전에 어느 정도 교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을 더 밀어붙이는 명분으로는 이만한 카드가 또 없다.
자동차업계는 1990년 중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또 이런 시기가 있었다. 일본의 닛산이 파산을 해서 르노와 합병한 일도 이 때의 일이며, 이후 2009년에 미국의 크라이슬러가 파산해 이탈리아의 피아트로 넘어갔다. 사실 지금의 GM도 엄밀히 말하면 2009년에 금융위기로 파산한 후 채무감면을 받은 “뉴 GM"이다. 그 때도 14개 공장을 문을 닫았지만, 결국 10년을 다 되도록 제대로 회복을 못하고 이렇게 다시 감원과 공장폐쇄를 결정한 것이다. 실은 그 때 해야 할 구조조정을 이제껏 미루어 온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독일 폭스바겐도 2010년 무렵에 중국으로 대규모 공장을 이전해 저가의 차를 만들다가 대규모 리콜로 드러난 성능조작이라는 치명적인 실수의 씨앗을 낳기도 하였다.
지금 크라이슬러를 인수한 이탈리아의 피아트크라이슬러가 다시 경영난에 빠져서 한 때 우리나라 현대차의 인수 소식도 들렸고, 또 중국 등으로의 매각소식도 들린 바 있으며, 르노와 닛산의 합병회사도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최근 내분이 일어나 회장이 임원들의 의해 횡령죄로 제소된 상태이다.
한마디로 지금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벌집을 쑤신 형국이다. 그 와중에는 현대차와 기아차도 들어가 있다. 요즘 두 회사의 시가총액을 더하면 신생제약사인 셀트리온과 같은 30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그들에게 이런 치욕이 없다.
한마디로 현대차와 기아차는 글로벌 메이커로서의 브랜드가치가 엄혹한 기로에 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는 그들은 다시 털고 일어서기는 어렵다. 만일 혁신을 한다면 GM과 같은 대대적인 감량경영을 하거나 아니면 누군가와 합병전략을 세워야 한다. 아니면 현대기아라도 합쳐야 할 지경이다. 이런 와중에 정치권에서는 현대차에게 광주에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어려운 청을 넣고 있다. 과거 기아차 계열의 아시아자동차가 있던 광주는 자동차 일자리가 필요한 도시이기도 하다. 모르긴 해도 그동안 엔화 절하로 몇 년간 잠시 숨을 돌리던 도요다도 서서히 다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정으로 볼 때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대대적인 구조혁신은 이렇게 GM이 불을 당기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그들은 기존 차량의 구조조정을 하면서 새로운 붐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그건 바로 전기차와 자율자동차이다. 이번 GM도 소형차 생산을 줄이고 자율자동차와 전기차도 주력을 옮기겠다고 했다.
사실 자율자동차와 전기차는 자동차라기보다 혁신적인 전장장비로 무장된 전자기계 디바이스에 가깝다. 많은 부품보다는 칩이나 소프트를 탑재한 전자기계 장치이다. 또 외부와 다양하게 연결되는 달리는 지능플랫폼이다. 전자기계 융합기술의 혁신과 성장에 따라 마치 휴대폰 바뀌듯이 자동차가 자주 모델을 바꾸고 신상이 쏟아질 수 있다, 그들은 아마도 이런 세상을 기다리온 모양이다.
얼마 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제 미래 먹거리는 자동차 반도체라고 강조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이제 모바일 혁신도 주춤한 상태에서 다시 자동차가 반도체의 구세주가 되어 등장이 임박한 느낌이다.
여기에는 스마트 공장과 스마트 도시의 혁신도 같이 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토론토는 구글에게 도시의 스마트 프로젝트를 맡긴 상태이고. 자율자동차는 도시를 디바이스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 빌 게이츠의 애리조나 피닉스의 도시만들기도 결국은 전자기계 도시의 구상이다.
혁명은 항상 탈것의 속도혁신으로 온다. 자동차 비행기 철도 배 우주선 등 모든 탈 것은 이럴 때 새로운 속도의 세상을 연다.
그래서 미국 자동차업계의 감원소식은 불황의 서곡이 아니라 선진국의 스마트도시와 스마트공장을 중심으로 수송기계가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의 본격적인 전개라고 보여 진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나 인도 같은 후진국들의 국산기술에 의한 자동차생산은 지능형 자동차와 환경보호 자동차 시대의 조기 전개로 인해 이러면 제대로 운신도 하지 못하고 주저앉을 수 있고, 기존 기계식 자동차부품 업계나 동네 카센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정부는 국내 자동차업계의 노사분쟁이 이제 심각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점도 대비해야 한다, 머지않아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영수뇌부도 어떤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엄 길청(글로벌 애널리스트/ 공익 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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