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종 칼럼) 수출 부진 장기심화, 반도체 수출 활로 개척에 국가역량 총력 경주를

편집국 / 기사승인 : 2023-03-17 13: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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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현, 서울시자치구공단이사장연합회 회장,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전, 소방준감, 서울소방제1방면지휘본부장, 종로·송파·관악·성북소방서장)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부진에 따른 무역적자가 갈수록 심해지고 장기화하는 가운데 올해 무역수지 적자가 벌써 227억 달러를 넘었다. 지난 3월 13일 관세청이 발표한 ‘2023년 3월 1일 ~ 3월 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무역적자 규모는 3월 1일부터 3월 10일까지 불과 열흘 동안 49억 9,500만 달러나 크게 불어났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70일간의 무역적자가 총 227억 7,500만 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472억 3,000만 달러의 약 48.2%에 이른다.

우리 경제의 무역수지를 불과 70일 사이 전년도 적자의 절반의 적자 늪에 빠뜨린 주요 요인은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시장 불황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 위축이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반도체 수출이 22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간 대비 41.2%나 급감하고 대중국 수출도 31억 7,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간 대비 35.3%나 쪼그라들면서 올해 들어 수출액은 1,122억 8,600만 달러로 16.2%나 줄었다. 매달 나오는 수출입 통계를 보기가 겁날 지경에 이르렀다. 자산 규모 2,090억 달러(약 276조 5,000억 원)로 미국 내에서 16위의 40년 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쇼크와 겹쳐 위축된 투자·소비심리를 더 얼어붙게 한다.

역시 반도체를 위시한 주력 품목의 수출감소세와 대중국 수출 위축이 빚은 최악의 참사다. 코로나19 진정세에 따른 ‘리오프닝(Reopening │ 경제 활동 재개) 효과’에 기대를 했지만, 대중국 적자만 14억 달러를 넘어섰으니 수출의 양과 질 모두 급격히 나빠졌다. 이 와중에도 수입은 전년 동기에 비해 2.7% 늘었다. 무역수지 경고음이 더 커진 셈이다. 우리 경제의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12개월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1년 이상 무역적자가 이어진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이 상반기에는 부진하지만 하반기엔 회복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예측했지만, 중국의 경기 부진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우리의 대중국 수출은 ‘리오프닝(Reopening)’과 무관하게 악화일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SVB의 파산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한층 고조시키면서 실물경제까지 위협하고 있다. 정부의 낙관론과 달리 글로벌 경제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상황 이렇다 보니 하반기까지 침체가 계속되는 ‘상저하저(上低下低)’의 어두운 전망이 나오는 게 결코 무리가 아니다.

그나마 SVB 파산 사태는 다행히도 미국 재무부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지난 3월 12일(현지 시각) SVB 고객 예금 전액을 지급 보장키로 하면서 ‘뱅크런(Bank run │ 대규모 예금 인출)’ 위기는 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스타트업 업계의 자금줄 축소 걱정은 여전하다. 국내 금융·투자시장에도 좋을 일이 없다. 더 큰 걱정은 구조적 문제처럼 심각해지는 무역적자다. 정부는 지난 3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재로 ‘수출투자책임관회의’를 열고 수출의 플러스 전환을 위해 올해 무역금융 공급을 2조 원 확대하고 미래차 기술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내용의 수출 활성화 추가 지원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짜낸다고 짜낸 이런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여전히 의문이 많다. 더구나 SVB 파산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시장 변동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에서 사태가 다시 악화해 원·달러 환율이 또 치솟으면 수입 급증 이상의 악조건이 펼쳐진다.

걱정이 아무리 커져도 뾰족한 특효약이라 할만한 단기대책이 없다는 게 지금의 수출 급감과 무역수지 악화의 현실적 당면과제다. ‘상저하고(上低下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깔린 천수답 대책으로는 증폭되는 복합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글로벌 패권 전쟁과 경기 불확실성의 이중 파고를 넘지 못하면 우리 경제는 살아날 수 없다. 그래도 수출의 활로를 개척할 수 있는 묘책은 제1의 수출품인 반도체에 대한 지원 확대다. 법적 제도적 방안은 이미 나올 만큼 충분히 나와 있다. 무역수지 적자가 고착되면 대외 신인도 악화와 외국 자본 유출로 이어져 우리 경제는 더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는 무역적자 급증의 심각성을 통찰하고 수출 진흥을 위한 비상한 특단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초격차 기술 확보와 신성장 동력 발굴, 규제 혁파 등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국가역량을 집주(集注)하여 총력 대응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당리당략을 접고 초당적 비장한 각오와 결연한 태세로 총력 지원을 펼쳐야 할 시점이다. 계류 중인 「조세특례제한법(K칩스법)」 의결을 서두르고 수출 걸림돌로 작용하는 각종 규제 사슬부터 과감히 혁파하여 경제의 ‘펀더멘털(Fundamental │ 기초체력)’을 키우는 등 기업 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실효적 지원을 서두르고 총력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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