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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태를 흔히 식물 같은 삶이라 하여 식물인간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런 표현의 이면에는 겉으로 살아 움직이는 것을 장소의 이동이나 다른 생명과의 다툼이나 신체적 활동으로 구성된 동물의 특징으로 이루어진 인간의 정체성으로 볼 때 그런 상태를 식물로 보는 것은 사실상 생명의 정지로 보는 일반의 인식을 깔고 있다.
그러나 집중하며 관조하며 몰입하는 삶의 경지에 다다르면 사실 식물의 생명력과 사색과 감각을 배우며 산다. 열대의 아프리카에서 5천년을 한자리에서 살아가는 바오밥나무는 가지나 잎은 아주 단조롭고 그 뿌리는 깊고 굵고 옹골차다,
요즘 여기저기에서 인문학적 삶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점점 삶의 운신이 그윽하고 훈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큰 나무는 큰 나무대로 작은 풀은 작은 풀대로 하나의 숲이 되어 살아가는 식물의 평화와 조화와 질적인 질서를 보면서 장수인생을 시작하는 오늘의 현대인들은 참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는 매일 음식을 섭취하며 몸을 지탱하고 기쁨을 찾아 감정을 발산하면 살아간다. 그러나 어느 새 인간의 삶의 가치가 물리적이고 논리적인 구조물이 되어 사물과 사상을 복합적으로 가치화 하여 일상을 꾸려간다.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식사를 한다거나, 용기나 인내의 원초적 공간에 있던 감정들이 행복이나 성공을 더 큰 가치로 삼고 경쟁과 협동의 원천으로 삼기도 한다.
그러는 사이에 사물을 구성하는 가치의 세상과 사상을 채우는 이념의 세계가 점점 더 정교하게 미분되고 적분되어 간다. 그리고 이런 세상을 내다보는 현인들이 더 세밀하게 인생을 들여다보며 더 많은 것을 시간의 기반위에서 쌓아가고 있다.
많은 수익을 내거나, 더 많이 살아있는 상황은 모두 시간의 척도 위에 있다. 연간 수익률이나 기간 수익률로 금융투자나 임대료는 산정하고 측정한다. 인간의 수명도 활동량(activity)이 아니라 존재하고 있는 상태(statement)의 기간이다.
재산의 흐름을 나타내는 이론적 표현도 재무상태(financial statement)라고 한다. 사실 부자는 힘이나 감정이 아니라 상태의 표현이다. 그리고 이런 상태를 유지하고 챙기는 행위를 자산관리(asset management)라고 한다.
사실 건강을 지칭하는 표현도 이와 다르지 않다. 건강의 전반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것을 건강상태라고 하며, 이런 상태를 유지하고 챙기는 것을 건강관리라고 한다.
돈이나 건강이나 하루아침에 만드는 로마(rome)가 아니다. 또 꾸준히 챙긴다 하여 계속 좋아진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은 다 언젠가 내 손에서 떠나는 것들이다.
그래서 건강하다고 하여 늘 자랑할 일도 못되며, 부자라 하여 언제나 뽐낼 일도 아니지만, 하루하루를 놓치고 게을리 하면 결코 관리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산과 건강의 세계는 그 유지역량과 관리내용이 더 미세해 지고 더 정밀해 지는 것이다.
요즘 자산관리의 영역에는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참여하여 설령 투자시장이 멈추고 있어도 상시 분석과 대응의 연구가 멈추지 않는 전략적 대응을 한다. 하지만 그런 지능행동의 성과나 목표도 모두 기간수익률이다. 지금 서울증시나 글로벌증시가 10월 들어 아연 등락의 폭이 크다. 올해 2/4분기에서 3/4분기 사이에 서울 집값은 참 놀라울 정도로 올랐다.
그러나 이런 시기에 부자라면 그가 주식을 가지고 있거나 집을 가지고 있어도 그 수익은 기간의 대가로 들어온다, 부자들은 자산을 자주 팔고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평소에 다른 사람보다 많이 가지고 있는 상태의 표현이므로 당연히 늘 보유하고 있는 재산이 대부분이고, 그 수익은 주식배당이나 임대료로 기간수익으로 들어온다.
그러나 매일 부자들은 경제와 시장을 소리 없이 살피고 느낀다. 배당은 하루하루의 경영이익에서 나오고, 상가임대료는 하루하루 장사이익에서 나온다. 그래서 늘 이익이 생기는 환경을 들여다보며 지켜보며 자산관리를 한다. 실제로 미국의 연구에서 보면 부자들은 하루에 40분 이상을 경제동향 파악에 시간을 쓰고 또 그것을 즐긴다고 했다. 그러나 자산을 보유하는 기간은 일반인 보다 압도적으로 길다.
건강의 문제도 처치나 조치가 아니라 점점 일상의 상태 관리나 생의 유지로 가는 중이다. 화학적 처방이나 생물학적 반응이나 물리적 처치가 주된 의약의 세계라면, 점점 일상의 섭생이나 자연과의 접점에서 미생물을 통하여 건강을 관리하고 돌보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의 세상도 드러나고 있다.
장수하는 것이 타고난 유전적 요인이 적지 않아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세심하고 세밀한 일상의 자기생체의 관리적 생활(managerial life)이 누적적인 운영효과에 이르게 됨을 알려주는 세계가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자연의학의 세계로 여겨진다.
흥미로운 것은 마이크로바이옴을 제2의 유전자(second genome)이라고도 부르는데, 매시매분매초 사고파는 유통주식시장도 제2의 시장(second market)이라 부른다. 그러니까 주식을 사고파는 시장을 늘 더 세심히 들여다보고 느끼는 분일수록 자산이 더 많고 더 오래 보유하는 분들임을 알 수 있다.
수도원에서 일생을 보내는 수사들은 하루 7시간 일하고 4번 기도한다고 한다. 이 때 일하는 것은 노동이 아니라 다음 기도의 정신적 준비생활일 것이다. 그래서 늘 수도원은 남는 것이 많고 늘 그것을 오래 저장하게 된다고 한다. 포도주나 치즈가 그래서 수도원에서 명품을 남긴다고 한다.
수도원은 토지(estate)를 가지고 있고 음식을 저장(stock)해 둔다. 그래서 부동산(real estate)의 영어표기나 주식(stock)의 영어표기가 담고 있는 자산관리의 지혜가 수도원이주는 시사가 예사롭지 않다.
하루하루는 어제와 내일이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는 자산이나 건강의 평탄화(smoothing operation)의 일상이지, 절호의 기회(golden asking)가 아니는 점을 수사들은 일생의 겸허하고 근면한 삶으로 깨우쳐 준다.
엄 길청(글로벌애널리스트/공익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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