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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모 청주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재학 |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내용을 한 번도 검색해보지 않은 이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네이버나 다음 등, 국내의 유력한 포털사이트들은 실시간 검색 순위를 메인 페이지에 게재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보면서, 특히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 키워드를 보면서 의문을 가져본 경험이 있는 이들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필자 또한 최근에 특정 회사들의 상품에 대한 광고 내용이나, 연예인들의 이름이 아무런 연유 없이 갑작스럽게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여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본래 실시간 검색어는 정확히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이다. 해당 시간에 가장 검색이 많이 된 키워드가 노출되는 것이 아닌, 해당 시간 내에 검색 빈도의 급격한 상승이 이루어진 키워드가 노출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는 대중들이 관심이나 의문을 가질만한 사건이나 사고가 실시간 검색어의 주인이 된다. 실시간 검색어는 대중들의 관심사를 보여줄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자리를 금융 앱이나 의류·패션 브랜드의 상품, 연예인들이 계속해서 차지하면서 많은 이들의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실시간 검색어의 존재 자체에 대한 회의를 품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미 광고문구가 대부분을 차지한 실시간 검색어에서 대중의 관심사에 대한 키워드를 가릴 수 있는 변별력을 찾을 수 없다는 논리에서다.
필자 또한 그런 의견들과 같은 입장이다. 필자의 시선에서 현재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는 대중의 관심사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무런 동기 없이 특정 회사의 제품이나 특정 연예인이 갑작스럽게 실시간 검색어에 등극하는 것이 대중의 관심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조국 전 장관이 후보자였을 당시, ‘조국 힘내세요’와 ‘조국 사퇴하세요’라는 키워드가 경쟁하듯이 동시에 실시간 검색어 상위를 차지한 적도 있었다. 또 이를 두고 조직적인 세력이나 프로그램에 의한 조작이 있었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위 사건이 실제로 특정 세력에 의도로 인한 일인지는 필자가 밝혀낼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다만 누군가가 의도를 가지고 실시간 검색어 키워드를 유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렇듯이 현재 실시간 검색어는 대중의 관심사를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에는 큰 무리가 있다. 그런데도 대중의 관심사를 반영하지 못하는 지표가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사이트의 메인 페이지의 한 공간을 차지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합리적이지 못하다.
실시간 검색어의 신뢰성에 대해 비판여론이 일자, 네이버측은 검색 알고리즘을 수정하거나 필터링 기준을 바꾸는 등 수차례 대응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상황에 진전은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광고성 키워드가 버젓이 실시간 검색어의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의 실시간 검색어에서는 본래 의미를 찾아보기 힘들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이트이고, 많은 대중들은 네이버를 일종의 언론처럼 받아들이며 그를 통해 뉴스를 보고 있다. 실시간 검색어 또한 그런 경향에서 많은 활약을 해왔다. 많은 이들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온 키워드를 통해 대중적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었고 그에 대한 기사를 검색하여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실시간 검색어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그저 광고판으로 전락한 시점에서 실시간 검색어는 자칫 여론을 왜곡하는 수단으로 변모할 수 있다. 이를 막아설 방법도 이미 네이버의 능력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제 과감하게 실시간 검색어를 포기해야 한다.
그동안 실시간 검색어는 네이버에 많은 이득을 가져다주었을 수 있다. 그러나 본연의 순기능을 잃어버린 현 시점에서는 여론왜곡의 수단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고 이를 막지 못하는 모습만 보여주었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고 그 결과를 책임질 수 없다면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 옳다. 오성모 청주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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