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첫 글로벌 소형 SUV '코나' 출시 기념 월드 프리미어 행사가 열린 13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구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신차 '코나'를 직접 소개하고 있다. 2017.06.13.
[세계타임즈 이영진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로 크게 흔들리고 있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4일 코나(KONA)의 유럽 출시에 앞서 시장을 점검하기 위해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출국했다. 지난달 오만 등 중동시장을 점검하고 돌아온 지 보름도 안돼 해외출장을 떠난 것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들어서만 10회 이상의 해외 출장길에 나선 바 있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봐도 보름에 한번 꼴로 해외 출장을 다니고 있는 셈이다.
정 부회장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현대차가 그만큼 위기 상황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본격화된 이후 현대차는 올해 2분기(4~6월) 110만8089대의 차량을 판매하는데 그치고 매출 24조3080억원, 영업이익 1조34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기준 매출은 1.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3.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91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10% 하회하는 수치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자동차 판매대수는 219만7689대로 매출액 47조6740억원(금융 등 10조6639억원 포함), 영업이익 2조5952억원, 당기순이익은 2조3193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중국 현지 공장 5곳 중 4곳이 부품 협력사의 납품 거부로 가동을 한때 중단하기도 했다.
비록 현대차가 가동 중단됐던 현지공장에 대해 지난 30일 가동 재개에 나서기로 했지만 중국측 보복이 지속되면서 완전 정상화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또 다른 주요 판매 국가인 미국 시장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개정 또는 폐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무관세 혜택을 통해 미국 시장에 자동차를 판매해왔던 현대차로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 부회장은 이같은 환경에서 판매지역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야 하는 국면이다.
현대차는 정 부회장의 유럽 출장 등을 통해 집중적인 판촉 지원활동과 경쟁력있는 신차 출시 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소형 SUV 코나와 스토닉 등 현대차 라인업에 없던 차급을 유럽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매출 극대화 전략을 펼칠 수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유럽에서 돌아온 정 부회장이 올해 하반기에는 잠재 시장 개척을 위한 행보를 적극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잠재시장으로 분류되는 곳은 아세안 지역을 비롯해 중국 중서부 내륙 등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올해 하반기 실적은 지난해보다 좋을 수 있지만 사드, 통상문제, 노조와의 갈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정 부회장의 최근 광폭 행보는 어려움에 처한 현대차를 살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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