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 오 케" 오늘의 연재 (43) 친구와 연인, 그 어정쩡한 사이

이현진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7 07: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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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기다리는 사람을 외
면하지 않는다

새벽 2시가 지났는데도 짐은 자지 않고 문을 열어 주었다. 그는우울한 빛이었으나 곧바로 자기 방으로 내려갔다. 마틴의 자동차가떠난 후 나는 짐에게로 갔다. 그는 나를 보자 조금 놀라는 표정이었다. 나는 그 표정에 더욱 당황했고,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라 횡설수설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마음먹었다.
‘어차피 이 남자는 수줍어서 좋아한다는 말을 꺼내지 못할 테니까내가 먼저 말을 해야겠어.’
오랫동안 공들여 조준한 활시위를 당기듯, 큰마음을 먹고 한마디를 던졌다.
“우리 이제 서로에 대한 마음을 솔직히 터놓으면 어떨까요? 나는당신을....”
되돌아온 짐의 대답은 그러나 내 기대와는 너무 달랐다.
“킴, 우리는 친구일 뿐 그 이상은 아닙니다.”
이럴 수가! 그가 나를 좋아하고 있다고 확신을 했었는데, 그것이
아니란 말인가?
그가 내게 보인 관심들은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느끼기에 충분했었다. 나는 이미 던진 말을 주워 담을 수도 없어 얼굴이 빨개졌다. 잠시 후 짐은 왜 자기가 나의 애인이 될 수 없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어머니를 모시는 것은 나의 계명이나 마찬가지예요. 당신과의사이가 가까워져 어머니에게 소홀해지는 것이 나는 두려워요. 만약그런 일 때문에 어머니와 당신 사이가 불편해지고, 그래서 결국 당신이 집을 떠나는 상황이 오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어요.”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말이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나는 내가 참을성 없이 먼저 좋아한다는 표현을 했다는 자체에 무척이나 민감해져 있었고, 내 자신과 짐에게 참을 수 없이 창피했다. 짐의 얘기를다 듣고는 할머니가 깨지 않도록 살금살금 내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뒤집어쓰고 울었다. 내 자신이 초라하고 한심스러워 울었다.잠이 오지 않았다.
마침내 새해가 밝아 왔는데도 나는 방 안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공휴일이어서 밴쿠버에 사는 할머니의 둘째딸 샤론이 오는 소리를 들었으면서도 나가 보지 않았다. 아침도, 점심도 거르고 있는데할머니가 방문을 두드렸다. 눈이 퉁퉁 부은 나는 코맹맹이 소리로간신히 대답만 했다.
앞뒤 사정을 모르는 할머니가 샤론한테 말했다.
“킴이 감기가 걸린 것 같으니까 비타민과 감기 약을 갖다 줘.”짐은 짐짓 태연한 척 식구들에게 오늘 새벽에 있었던 일을 말하지 않았다.
나는 할머니에게 휴가를 얻었다. 샤론과 짐 역시 휴가를 받아 집에 머물 계획이었으므로 나로서는 큰 부담이 없었다. 나는 교회에서만난 친구 샌디와 앨버타로 겨울 여행을 떠났다. 에드먼턴에서 캘거리로 이사를 간 희정이의 언니 희연 언니네를 거쳐 에드먼턴으로 갔다. 온통 눈으로 동산을 이룬 그곳에 가니 감회가 새로웠다. 슬프고기쁜 추억들이 엇갈리는 그곳은 여전히 몸서리나게 추웠지만, 그래도 옛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마음이 따뜻해졌다.
1주일 동안의 휴가를 다녀온 후, 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짐을 대했다. 짐 또한 신년 전야의 반응 이후 더 이상의 움직임이 없었다. 그는 아직 나를 담을 마음의 공간이 없어 보였다. 그를 보면서 나 혼자 쳐놓은 희망이라는 올가미에서 그를 놓아주자는 각오를마음속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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