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이기주의의 병패(病敗)
귤은 한쪽부터 썩기 시작한다

[시(詩)대논평] 이름은 사랑제일... 실제론 ‘교회‧목사제일’

곽중희 기자 | news@thesegye.com | 입력 2020-11-27 16: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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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글로밥상=글로 나아가는 이] 지난 5월 구속된 전(前) 한기총 회장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발언은 수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헌금 걷는 시간은 제일 기쁜 시간”“하나님 꼼짝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빤스 벗어야 내 성도” 등 도를 넘은 그의 충격 발언은 아직도 뇌리에 깊게 남아있다.

이럼에도 교회 신도들은 '목사 감싸기, 자기 교회 지키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그가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는 발언을 한 당시 한 개신교 신도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목사님이 이럴 수도 있지, 뭐 그런 걸로 그러냐”며 전 목사를 두둔했다.

또한 지난 26일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은 재개발 관련 명도소송 패소로 강제철거에 들어간 교회를 지키겠다며 화염병을 던지고, 인화물질을 뿌리고, 버스를 불태우는 등 경찰 측에 위협을 가했다.

이렇듯 개신교의 목사‧자교회 제일주의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불과 몇 년 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의 퇴직금 200억원 논란,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의 불공정 재정 집행 의혹 등만 해도 그렇다.

가장 놀라운 건 이런 목사들의 행태를 해당 교인들이 감싸고, 의혹을 제기한 이들의 지적은 반발에 의해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이는 우리 사회 교회에 깊게 뿌리내린 교회‧목사 제일주의의 민낯이다.

기자는 의문이 든다. 과연 목사와 신도들이 믿는 예수는 그렇게 가르쳤는가? 종교는 교(敎)의 가르침을 믿고 행하는 것이라 했다. 헛된 말을 삼가고, 이웃을 사랑하며, 왼뺨을 맞으면 오른뺨을 내주고, 겉옷을 빼앗기면 속옷까지 내어주라던 예수의 가르침은 어디로 갔는가.

물론 일부 교회의 행태가 그렇다 해서 모든 교단이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일부의 잘못이 전체를 눈찌푸리게 한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사실이다. 허나 우리 사회의 전(全) 교회가 분명 경계해야 할 것은, 모든 부패는 집단의 한 부분부터 시작돼 번져간다는 점이다.
 

(사진=픽사베이 캡처) 

귤은 한번에 썩지 않는다. 상처가 난 부위부터 썩기 시작해 완전히 부패하고 만다.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귤과 십자가
-글로 나아가는 이

귤이 십자가에 박힌다
박힌 곳부터 썩기 시작한다
썩은 귤은 승천이 없다

다른 귤을 박는다
다시 썩기 시작한다
썩은 귤은 사라진다

다른 귤, 또 다른 귤
이미
썩은 내 진동하는 십자가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제1이 되는 그날까지
십자가는 계속 썩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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